참으로 세월은 빠르다. 철없던 시절 아내를 만나 결혼식을 올리고 정말 뭔지도 모르고 신혼여행을 떠난게 벌써 35년이 흘렀다. 아이들과 결혼기념일 이라며 사진관에 가서 가족사진을 찍자고 해놓고도 하루 이틀 미루다 아직 못 찍었다. 어느덧 청춘은 사라져 버리고 잔주름만 남았다
마루에 걸려있는 가족사진이 애들 어릴 때 찍은 것이라 딸아이가 올 때마다 사위도 함께 찍어 걸어 놓아야겠다고 입버릇 처럼 말을 했었는데 이제야 사위도 외손주도 가족의 일원으로 액자에 걸려 거실의 정가운데를 찾이할 것이다.
딸과 아들 하나씩 두었는데 딸아이는 시집가서 똑똑하고 예쁜 딸을 나았다. 외손녀 그녀석이 눈에 밟혀 어쩌면 손주 사랑은 아물거리는 어린게 더 보고 싶고 사랑스러운 생각이 든다.
지금 일학년이 된 손녀는 태어나서부터 거의 매주 한번씩 들렸다. 막내인 아들도 얼마 전 예쁘고 착해 보이는 여자친구를 데리고 왔으니 내년엔 결혼을 하길 기대해 본다.
그렇게 세월은 쉬지않고 흘러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무심하다고 느끼면서 지나온 날이 어언 60년의 세월이 다가온다. 결혼은 26세에 했지만 빠르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사랑하는 여자가 옆에 있으니 그저 빨리 함께 있고 싶었다.
그렇게 흐른 시간 세월은 나혼자만 애태우고 간게 아니라 아내도 애태우며 흘렀고 아들도 딸도 태워 흘러 결혼 기념 35주년을 맞이하게 되는 지금 감회가 새롭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 참으로 모든 일들이 너무 쉽게 지나갔다. 오직 성공 하나만을 꿈꾸며 그땐 참으로 많은 것들을 소유해야 행복한 것이라 믿었었고 높은 지위를 얻어야 행복하다고 확신을 했었기에 부단히도 몸부림치듯 오직 앞만 보고 뛰었었다. 그래서 사회적인 지위도 얻고 부와 명예도 조금은 채우고 살아왔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것보다 더 소중한 가족을 위한 배려와 사랑을 흠뻑 보내주지 못한 삶이 후회스럽기도하다. 추구하는 것이 목표로 정해진 후 그것을 목표로 달려 갈 때는 아내나 아이들은 내가 전해 주는 금전만으로도 행복할거라 생각했었다. 아내는 그시절을 외롭고 힘들었지만 행복한 시절이었다 말하고 있다.
진작 알지 못한 것을 후회함도 지금은 너무나 늦었기에 살아 있는 지금 지나간 그 시절의 못다한 것들을 채워주려하나 세월이 흘러 지나간 육신은 마음대로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그래도 아침이면 일어나 아침을 정성을 다해 준비하는 아내가 있고 나는 참말로 착하고 좋은 아내를 만났다 생각한다. 아직 내가 일터가 있어 일을 볼 사무실이 있고 퇴근하면 아늑하게 쉴 집이 있고 맛있는 저녁 준비에 바쁜 아내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넘치는 행복임을 알고 오래 같이 존재하기를 늘 기원한다.
오늘은 손녀가 보고싶다. 몇일 전에 방학이지만 학회 교육을 끝내고 잠시 들린 손녀는 공부를 잘하고 친구들과도 잘 지낸다며 손을 흔들어줄 때 나는 다짐을 했다. 내가 능력이 있을 때까지 손녀와 앞으로도 생길 손자와 손녀의 뒷바라지를 해주기 위해 더욱더 일을 헤야겠다고....
방학이지만 행사에도 참석하고 어학연수를 가고 싶어 한다는 말에 내심 어찌하면 될까? 고민을하는 것도 지금 나에겐 큰 즐거움으로 다가와 준비에 만전을 기하려한다. 늘 "너는 내 행복이고 희망이다" 라는 말을 했는데 내 손녀가 사는 앞날 그 세월에는 지금 같은 경제 불황도 없고 사회가 안정되어 불안으로 가득한 세상이 사라질 것을 기대해본다.
오늘도 매일 들여다보는 거울속에서 내가 탱탱했던 피부가 탄력을 잃고 주름 가득 만든 세월 앞에서 몸부림쳐도 역부족인 나 자신을 들여다본다.
빨리 흘러온 세월이 허무하다고 말을 해도 그 말 역시 쓸데 없는 공허한 말 일뿐이다. 무정하다 아무리 투정을 해도 지금도 흘러가는 시간과 속절없는 내기를 하다간 나역시 미리 지칠 것같아 아예 순응하는 법을 배운다. 외손주가 커가고 글을 배우고 조금씩 성장한 어른스러운 말 하나하나 흉내 내는 것조차 행복으로 다가온다. 지친 경제가 나라를 휘어잡고 있어도 각자 작은 행복의 불씨 하나정도는 꺼트리지 않고 가슴에 품고 살듯 세월이라는 운명 앞에서 아이들이 마련하는 결혼 기념 행사에 흡족히 참여하여 내 자식들이 살아갈 세상을 사는 지혜 하나라도 소통을 통해 알려주려 노력하며 살아갈 것이다.
밤이 깊어간다. 뻐꾸기가 울면 여름이 오고 장맛비가 시작되는 시기다. 장마준비도 하고 집주변을 한번 둘러보고 잠시 모든 것을 잊고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내려놓고 바라보는 세월속에 남은 행복만 생각할 것이다.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고 새소리 들으며 쉴 수 있는 공간 속에서 나는 세월을 낚는 시인이 되려한다. 그리고 결혼 기념일을 몇번이나 더 맞게 될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꽤나 많은 숫자의 세월을 살다 홀연히 떠날 것이다. 어제 읽은 인생의 의미라는 책자도 더 읽어보고 열심히 아름답게 살며 남아있는 작은 행복도 크게 받아가며 자연에 동화되는 연습도 잊지 않고 살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나는 존재하는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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