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고령자 세대, 그리고 고령 세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중 장년층은 새로운 노인상(像)의 구현을 꿈꾸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어린 시절,
혹은 부모 세대가 보여줬던 노인상과는 확연히 다른 길을 걷고 싶어 한다.
뒷방 늙은이로 침묵하기에는 신체적, 정신적, 지적인 성숙도와 가능성이
지나치다 싶을 만큼 풍부하다.
문제는 아무도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
스무 살 청년과 환갑을 맞은 장년의 능력을 비교하자면,
청년들 눈치를 좀 봐야겠지만,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환갑 먹은 장년이 압승한다.
기운은 스무 살 청년보다 부족할지 모른다.
창의력과 모험 정신, 도전 의식 등에서도 스무 살 청년이 앞설 것이다.
하지만 40년이나 세상을 경험하고, 대인 관계를 유지해오고,
지식을 습득하고, 주도적으로 사안을 판별하여 분류한 정서적 ‧ 지적능력은
스무 살 먹은 애송이와는 비교가 안 된다.
그러나 세상은 스무 살 애송이가 마흔 살이 되는 무렵에는
안정적으로 사회의 중추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완성형 인간을 목전에 둔 환갑의 노인을 세상 밖으로 나가라고 떠민다.
노인에게 이것은 엄청난 손실이지만,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할 형편이다.
극심한 경쟁 체제에서 국가의 미래인 젊은 세대인 젊은 세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나쁘게 말하면 방출이고, 좋게 말하면 희생이다.
약자는 방출의 대상이고, 강자는 희생으로서 물러남을 선택한다.
우리는 나이든 강자로서 늘 그렇게 살아왔듯이 한 번 더 희생을 감수했다고
스스로 위로해야 한다.
우리는 젊은 사람만큼 건강하고, 강단 있고, 젊은 사람보다 훨씬 더 지혜롭고
똑똑하지만, 그들의 40년을 위해 우리는 20년을 고독과 어둠 속으로 내모는
고도의 길을 떠나간다고 여기면 되는 것이다.
말로만 그렇게 여길게 아니라 실제 모습에서 달라져야 한다.
입으로만 젊은이들 못지않게 일할 수 있다고 말할 게 아니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젊은 사람들과 함께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타고 자리싸움을 할 게 아니라
그들이 직장에서 일하는 동안 우리는 우리의 인생에서 사람다움의 도리,
하나의 인격체로서 보다 나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눈앞의 증거로서 제시해야 할 것이다.
어려서는 학교에 다니고,
젊어서는 직장과 사업체에서 뼈가 빠지도록 일하고, 연로하신 부모를 공양하고,
처자식을 먹여 살려야 했기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인격과 지성의 길을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 길은 오직 강한 자만이, 세상의 온갖 시련과 강탈과 압제에 초연해져
무슨 일을 더 겪든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노인만이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노인이 되는 것과 약자가 되는 것은 다르다.
그래서 나는 애꿎은 사람들에게 자주 화를 낸다.
‘환갑이 넘은 분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내겐 칭찬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데
단지 겉모습과 말투, 또 글이라는 것 주물럭 거린다고
나를 신기하게 바라보니 내가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단지 늙었다는 이유로
젊은이들에게 일감을 빼앗길 때가 있다. 충분히 이해는 한다.
이 좁아터진 출판 시장에서 1년에 등단하는 신인 작가들이 몇 명일 때며,
국문과를 졸업하는 학생이 수천은 족히 된다는 것을 안다.
그 젊은이들이 일해서 먹고 살아야 하고, 문학을 지켜야 하고,
결혼해서 자손도 번식시켜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런 생각을 하면
내가 욕심을 부리고 물러나야 하지 않을까, 고민할 때도 있다.
허나 나는 그들보다 삼 사십년은 더 앞서 나가 있다고 믿는다.
그 믿음이 나를 강하게 일으켜 세운다.
나보다 나은 친구들에게 지는 것은 슬프지 않고 두렵지 않지만,
내가 약해져서 그들 보는 앞에서 쓰러져버리는 것 만큼은
못 견디게 아쉬울 듯싶다.
나의 넘쳐나는 자의식은 지켜보는 사람 하나 없어도
약한 모습 보이지 말라며 오늘도 나를 채찍질 한다.
요즘 경제가 어려운 시기이지만 추석 한가위 가족 친지들과 풍요로운 마음으로
즐겁게 만나고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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